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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서시

잡동사니/기타 2017. 4. 12.

고등학생 시절에 학습지를 풀다가 예문으로 윤동주의 '서시'가 나왔습니다. 외우지는 못했지만 알고는 있던 시여서 익숙하다는 생각만 했죠. 예문으로 나왔으니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면서 머리 속에 넣었는데 마지막 문장까지 읽었을 때 무엇인가 찌릿하고 머리 속으로 번개가 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바로 시적 감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 책도 많이 읽기는 했지만 문학 보다는 소설을 좋아했기 때문에 시적인 감동을 느껴본 저로서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없는 용돈을 털어서 윤동주님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구입했습니다.

지난 밤 무미건조한 일상과 반복되는 회사 생활에 회의가 느껴질 때 불 꺼인 거실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그때의 시적 감동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힘들 때 나를 일으켜세워 주는 것은 이러한 추억과 소소한 행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 아직도 외우고 있는 서시를 다시 한 번 읊어 봅니다.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님의 시집을 다시 꺼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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