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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천희양꼬치 (양꼬치구이, 어향가지)

일상/맛집 2016. 10. 15.

방배동에 사는 지인을 오랫만에 만났습니다.
퇴근길에 방배동을 지나기 때문에 방배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죠.
무얼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이미 정해둔 곳이 있다며 자리를 옮겼습니다.

근처에 있는 양꼬치 가게로 저를 데리고 갔는데 처음 가보는 '천희양꼬치'라는 식당이었습니다.
지인 말로는 서울에서 2번째로 양꼬치가 맛있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이 가게는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창가 좌석 근처에는 등을 달아 놓아서 밖에서 보니 꽤나 멋지게 보이더군요.
뜬금없이 영화 '신용문객잔'이 생각났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창가에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는데 분위기가 꽤나 좋습니다.
밖의 풍경이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2층 창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술 한잔 한다는 게 좋았습니다.
가게가 2층에 있기 때문에 테라스 같은 분위기가 나네요.

양꼬치를 주문했습니다.
땟깔은 이상 없어 보이네요.

바로 숯불에 올려봅니다.
양꼬치 가게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자동구이 기계 발명한 분에게 노벨상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정말 천재인 것 같습니다 ㅎㅎ

양꼬치가 지글지글 익어가면 소주를 한 잔씩 나누고 건배를 합니다.
예전에는 왜 소주를 마시는지 몰랐는데, 나이를 들 수록 그 맛을 알겠습니다.
소주가 목을 타고 식도를 내려갈 때쯤 양꼬치 하나를 베어무니 그 찰나의 순간은 부러울 게 없었습니다.
중국술도 좋지만 소주와 양꼬치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술과 양꼬치에 한참을 취해있다보니 아까 기본으로 나온 까지 않은 생마늘이 생각났습니다.
왜 안깐 마늘을 내어줄까 궁금해 하다가 양꼬치가 나와서 잊고 있었는데 다시 궁금해져서 지인에게 물어봅니다.
알고보니 양꼬치를 구워 먹으면서 생긴 빈 꼬치에 까지 않은 생마늘을 꽂아서 구워 먹는다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성민양꼬치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마늘을 구워먹긴 하지만 깐 마늘을 주는데, 안깐 마늘을 주는 게 특이했습니다.
실제로 안깐 마늘을 구워서 먹어보니 껍질 안에 있는 마늘 속살이 타지 않아서 나름 장점이 있더군요.

양꼬치를 다 먹어갈 때쯤 '어향가지'를 시켜봅니다.
원래 지삼선이나 경장육슬를 시키고 싶었지만 메뉴판에는 없더군요.
그래서 '어향가지'로 선회했습니다.

소주 한 잔을 입 안에 털어넣고서 한 입 먹어봅니다.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소주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네요. (소주와 안어울리는 것이 있나요?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금 단맛이 강하네요.
설탕을 조금만 덜 넣었으면 더 맛있을 것같습니다.

위치는 아래와 같으니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들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 서초구 효령로31길 3 2층
02-523-7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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