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과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 따른 연휴가 계속 되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아이와 지내는 것도 좋았지만 아이가 유치원에 가는 날에는 무언가 특별한 일정도 없이 아내와 단둘이 산책하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산책 하다가 암사종합시장에도 들렸는데 과일도 사고 군것질도 하다가, 평소에는 지나가기만 했던 초롱이고모 부대찌개를 발견하고 바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사는 회사 동료도 꽤나 괜찮은 곳이라고 추천을 해서 평소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먹어 봅니다.
조금은 이른 점심이라서 그런지 첫 손님인 것 같았습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보니 부대찌개 외에도 다른 메뉴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철판 모듬 스테이크가 눈에 들어왔는데 아마도 송탄, 평택 등 미군부대가 있는 지역의 식당에서 파는 철판 스테이크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초롱이부대 2인분과 소주 1병을 주문했습니다. 초롱이부대 말고도 고모네 부대전골도 있는데 뼈해장국과 감자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는 나중에 햄 모듬사리를 추가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고모네 부대전골 소짜를 시킬 껄 그랬습니다. 허허허~ 참고로 초롱이부대는 점심만 7,000원이고 이후에는 8,000원인 것 같습니다.
먹음직스러운 전골냄비에 초롱이부대 재료들이 담겨져 나오고 가스불에 올리면 육수를 부어주십니다. 김치가 안들어가는 부대찌개이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맨 밑바닥에 깔렸다고 하네요. 특이한 점은 위 메뉴판 사진 밑 부분에 적혀있는 것처럼 다양한 채소가 들어간다는 점이었습니다.
라면은 별도로 주문하지는 않았는데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대찌개가 한 소끔 끓고나면 라면은 다 익습니다. 국물은 조금 더 끓어야겠지만 라면은 불기 전에 먹어야겠죠? 후루룩 라면을 한 입 먹으니 역시 라면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부대찌개가 다 끓었습니다. 푹 끓은 부대찌개를 한 대접 퍼 놓으니 먹음직스럽네요. 국물을 한 숟가락 먼저 떠먹어보니 칼칼한 국물맛이 전해져옵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씹히는 햄이 국물과 잘 어울리네요. 아래 사진에서 가장 위에 보이는 저 햄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나리도 생각보다 조화롭게 어울려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였던 게 밥이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내가 배고파서 그런가 했는데 와이프도 역시 맛있다네요. 직접 재배하는 쌀을 2주 전에 도정해서 밥을 짓는다는데 정말인가 봅니다. 밥이 맛있다보니 부대찌개도 후루룩 넘어가서 더욱 식욕이 생기게 하네요.
결국은 소주 1병과 햄 모둠사리를 추가 주문했습니다. 반주 한 잔 하려고 했던 것이 낮술로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쯤 되니 식당에는 다른 손님들도 많이 오셔서 썰렁했던 실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기가 가득해졌습니다. 하지만 과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죠. 추가 주문했던 소주 1병을 비우고 이내 밖으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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