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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의 유래, 연산군과 장녹수

잡동사니/기타 2017. 4. 9.

흥청망청이라는 단어 아시죠? '흥에 겨워 마음껏 즐기며 거드럭거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주로 '흥청망청이면 망한다'는 식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흥청망청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된 것일까요?

이 단어의 어원을 알려면 연산군과 장녹수부터 얘기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연산군은 한국사 전체를 통틀어서 이런 막장은 없다고 평가 받는 인물입니다. 여색, 살인, 패륜 등 행적도 화려합니다. 물론 디테일에는 과장과 오해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죠.

연산군은 1만명의 여자와 놀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로 여색을 밝혔는데, 처녀 뿐만 아니라 유부녀도 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화장빨'을 극히 싫어했는데 기생(관기)을 심사할 때에도 모든 화장과 치장을 치우고 '쌩얼'만 고집했다고 합니다.

연산군은 여색을 밝힌 만큼 관기 관리도 철저했습니다. 1,000명이 넘는 관기 중에서 가장 미모가 뛰어난 300명은 따로 불렀는데, 이들을 '흥청'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장녹수는 흥청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는 관기였구요.

사실 장녹수는 남편과 자식까지 있는 30대 유부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엄청난 동안과 애교로 연산군을 갖고 놀았다고 하는데, 심지어 연산군에게 반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연상년라고 해도 조선시대에 왕에게 반말을 했다니 대단합니다. (참고로 장녹수의 동안에 대해서는 나이는 30살이나 얼굴은 16살로 보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은 유배를 가서 전염병으로 사망했고, 장녹수는 민중들에 의해서 돌로 쳐죽임을 당했다고 하니 인생은 참 무상합니다. 이후 '흥청'이 '망정'이 됐다는 의미로 '흥청망청'을 현재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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